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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마다한 베이징대 출신 농민 사업가 돌풍

외교관 마다한 베이징대 출신 농민 사업가 돌풍

기사승인 2024. 03. 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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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장학생으로 스페인 유학
외교관 시험도 합격했으나 고사
고향에서 농산물 전자상거래로 대박
베이징대학 출신의 엘리트가 선망의 대상인 외교관도 마다하고 농사에 투신, 농산물 사업가로 대성공을 거둬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몰아오고 있다. 앞으로는 사업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전한 성공 신화를 창조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베이다양거
베이다양거의 창업자인 베이징대 출신의 양수춘 사장. 홈페이지에는 무공해 유기농 농산물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
중국의 유력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주인공은 현재 무공해 유기농 신선식품 생산 농장 겸 슈퍼체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베이다양거(北大楊歌)의 양수춘(楊舒春·44) 사장이다. 한때는 탄탄대로를 외면하고 쓸데 없는 짓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으나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승승장구하면서 중국 MZ 세대들이 닮고 싶어하는 롤 모델까지 되고 있다.

1980년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시산(錫山)구의 농촌 마을인 란차오제다오(藍橋街道)에서 태어난 그는 지금까지 고향이 배출한 비교불가의 단연 최고의 천재로 알려지고 있다. 하기야 1997년에 실시된 가오카오(高考·중국판 수능)에서 시 전체 2등의 성적으로 베이징대학 스페인어과에 가볍게 합격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후 그는 고향 사람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다. 대학 3학년 때는 외교부의 스페인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는 기염까지 토했다. 유학 후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외교부 입부는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좋았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는 그러나 외교부 입부를 며칠 앞두고 고향 집에 들렀다 돌연 행방불명이 됐다. 외교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편지로 남겨둔 채로였다.

부모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면서 펄쩍 뛰었으나 말릴 방법이 없었다. 이후 그는 다시 스페인으로 향했다.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일단 목적이기는 했다. 당연히 졸업 후 창업도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창업의 기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것은 너무 당연했다. 5년여의 시간이 흐른 후 사업은 말할 것도 없이 성공했다.

바로 이때 그에게 다시 한 번 인생 대반전의 계기가 찾아온다.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로부터 "스페인의 농산물과 식자재들은 왜 이렇게 신선하고 깨끗하지? 중국과는 비교가 안돼"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그의 인생을 다시 바꿔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즉각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향으로 향했다. 언제인가는 귀향해 농사를 대규모로 짓겠다는 평소의 꿈을 이제는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나이 32세 때인 2012년이었다.

그는 고향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바로 수만 평의 농지를 구입, 무공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본격 시작했다. 급기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극적 지지자들이었던 고향 주민들은 깜짝 놀라 "천재의 뇌에 물이 찼군", 다시 말해 완전히 미쳤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럼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옳았다는 사실은 곧 확인됐다. 직원들과 함께 지극정성으로 기른 농산물들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 인기 상품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는 곧 후속 사업에도 돌입했다. 농장을 베이징대를 졸업한 양 사장이 운영한다는 의미를 가진 베이다양거로 명명한 다음 농산물에 더해 무공해 육고기와 수산물까지도 팔기 시작했다. 수년 전에는 아예 전국 규모의 오프라인 매장 체인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 역시 개통했다

현재 베이다양거는 상하이(上海)시를 비롯한 전국 각급 도시에 2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도 최근에는 유명세를 타면서 완전 승승장구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매출액이 10억 위안(元·1860억 원)을 넘어선 것은 분명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가 회사를 수년 내에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시킬 준비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계획대로 상장될 경우 최소 수십억 위안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역시 거부의 반열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그의 성공 신화에 중국 MZ 세대들이 열광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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