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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 “성폭력 변호 조수진 사퇴해야”…조수진 “국민 눈높이 척도로 삼겠다”

여성계 “성폭력 변호 조수진 사퇴해야”…조수진 “국민 눈높이 척도로 삼겠다”

기사승인 2024. 03. 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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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다수 성폭력 사건 가해자 변호 맡아"
조수진 "변호사 윤리규범 준수하며 이뤄진 활동"
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수진 강북을 후보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여성계가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을 확정한 조수진 후보의 과거 성폭력 변호 경력을 문제 삼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 후보는 "국민 눈높이를 척도로 삼겠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이 지속할 전망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조수진 성폭력 사건 피의자 변호 경력과 그에 대한 홍보 행위가 국회의원이 되기에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조 후보는 다수의 성폭력 사건 가해자 변호를 맡았다"며 "또한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사회통념을 소개하며 성폭력 피의자 입장에서의 유불리를 조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미성년자인 경우 국민참여재판이 유리할 수 있음을 안내하기도 했다"며 "조 후보는 민변 출신으로서 한 때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목소리를 낸 바 있으나,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함에 있어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 여성이고 그 중 미성년자가 상당수"라며 "조 후보의 형사전문 변호사로서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네트워크는 "한국 사회에서 구조적 차별을 극복하고, 법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약자와 소수자가 기회의 균등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입법기관의 공직자가 되기에 자격 없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 후보가 여성 신인 가점 25% 받아 경선에서 통과한 사실도 비판했다. 네트워크는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 제도는 국회의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극복하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노력한 결과물이지, 성폭력 피의자 전문 변호사의 입신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북을 지역에 성폭력, 가정폭력 문제가 있는 정 전 의원을 공천했다 취소한 민주당은 가해자 연대 공천 자행을 중단하고, 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원과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제가 과거 성범죄자의 변론을 맡은 것과 블로그를 통해 홍보를 한 것은 변호사로서의 윤리규범을 준수하며 이뤄진 활동이었다"면서도 "국민들 앞에 나서서 정치를 시작하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친 것에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조 후보는 "법보다 정의를, 제도보다 국민 눈높이를 가치의 척도로 삼겠다"며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

한편 조 후보는 2018년 합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교생을 성추행한 강사를, 2021년에는 여성 200여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하고 보관한 남성을 변호했다. 특히 블로그에 10세 여아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학대한 사건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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