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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Z 세대들의 취업 상황 동병상련, 한숨만 가득

양안 Z 세대들의 취업 상황 동병상련, 한숨만 가득

기사승인 2024. 03.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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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경제는 썩 좋지 않은 상황
중국은 살인적 취업난, 대만은 저임금
체제는 달라도 처지는 비슷
양안
최근 중국 베이징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청년들을 위한 취업 박람회. 양안 청년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는 현실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Z(지난 세기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젊은이들을 지칭) 세대들이 요즘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험난한 취업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한마디로 체제와 관계 없는 동변상련의 처지에 내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양안에 청년들의 한숨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중화권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과 대만의 경제는 당연히 좋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2022년 12월 초까지 거의 3년여 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통해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했던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과거와 같은 10%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기대하는 것은 완전 불가능하게 됐다고 단언해도 좋다. 블룸버그통신 등의 외신이 올해 당국의 성장률 목표인 5% 안팎 달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견지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원래 나빴던 청년 취업 시장이 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명문대 출신들도 상당수 취업을 못해 허덕인다면 굳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베이징대 장단단(張丹丹) 교수 팀이 지난해 7월 청년 실업률이 정부 발표보다 2배 이상 높은 46.7%라는 통계를 내놓은 것은 이로 보면 너무 비관적인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대만은 중국 만큼은 아니나 그래도 자위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꾸준히 10% 내외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대부분 기업들의 임금이 너무 짜기 때문에 혼자 살더라도 생활이 곤란할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의 월급이 최악의 경우 2만 대만달러(신타이비新臺幣) 전후, 한화로 평균 86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면 진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대만이 중국보다 훨씬 더 물가가 높다는 사실에 있다. 부모 찬스를 쓰기 어려운 상당수 대만 청년들이 거의 반빈민 상태에서 허덕이지 않는다면 진짜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최근 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중국 청년들의 유행어인 '아이훙볜예(哀鴻遍野·벌판에 그득한 슬픈 기러기라는 의미로 기근에 시달리는 이재민을 뜻함)'라는 고사성어까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처지를 자조적으로 표현한다고 보면 될 듯하다.

현재로서는 양안 청년들이 직면한 최악 취업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중국은 당분간 상황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현실을 보면 청년들이 직면한 고난의 행군은 이제 시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대만 역시 중국보다는 상황이 약간 낫다는 사실이 위안거리가 될 수 없다. 양안 청년들의 한숨소리는 아무래도 상당 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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