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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장내 화재에 35개 기관 공동대응…올해 첫 ‘레디코리아’ 훈련

[르포] 공장내 화재에 35개 기관 공동대응…올해 첫 ‘레디코리아’ 훈련

기사승인 2024. 03.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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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재난 대응, 환경부·고용부 등서 420여명 참여
항공기 사고 등 잠재위험 선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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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2시30분 충청남도 대산산업단지 한화토탈 BTX 공장에서 실시된 '레디코리아' 훈련 현장에서 소방차량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27일 오후 2시30분 충남 대산산업단지 한화토탈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노란색 연막이 피어 올랐다. 톨루엔 탱크에서 탱크로리로 출하 중 정전기가 발생해 차량이 폭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재현한 것이다. 톨루엔은 인화성 액체의 발암물질로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

공장에서는 즉시 119로 신고하고 자체 기동소방대를 출동시켰다. 한화토탈뿐만 아니라 LG화학,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등 인근 사업장에서도 자체소방대를 출동시켜 불을 끄는데 힘을 모았다. 이후 119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량들이 공장에 도착해 화재진압과 구조·구급활동을 벌였다.

사고 상황은 119종합상황실을 통해 행정안전부, 환경부, 충남도, 서산시 등 관계기관에 전파됐다.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유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서산시는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차렸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사업장 내 대규모 인적사고 대응을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별도로 마련했다.

사고 충격으로 인근 공장의 시설이 파손돼 불길이 번지면서 벤젠과 톨루엔이 대량으로 누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유출된 벤젠톨루엔이 화재와 열에 의해 증기화돼 인근 주택지역으로 확산하면서 훈련장은 더욱 분주해졌다. 오염물질과 혼합된 대량의 소화수가 수로를 따라 바다로 유출되는 위험상황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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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2시30분 충청남도 대산산업단지 한화토탈 BTX 공장에서 실시된 '레디코리아' 훈련 현장에서 소방차량과 군부대 제독차량 등이 줄지어 서 있다. /김남형 기자
훈련에는 환경부, 고용부, 충남도, 서산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35개 기관·단체에서 420여명, 펌프차·구급차 등 장비 75대가 동원됐다. 화학물질 제독을 위해 인근 군부대에서 화생방 장비를 투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장에서 원격으로 가동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들을 총괄지휘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레디코리아(READY Korea)' 훈련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레디코리아 훈련은 기존의 재난 대비 훈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신종 재난, 특히 여러 재난의 형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상정하는 훈련이다. 기존 '안전한국' 훈련 등이 소관 부처별로 과거에 발생했던 재난을 각자 대비하는 형태로는 신종 재난이나 대규모·복합 재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테러에 의한 터널 내 고속열차 화재 사고 대응'과 '선박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와 해양오염'이라는 복합재난을 상정해 훈련을 2회 실시한데 이어 올해는 훈련 횟수를 4회로 확대해 항공기 사고 등 다양한 잠재 위험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날 훈련은 2012년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와 같은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대규모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35개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유해화학물질 유출을 조기에 차단하는 대응체계를 실제로 점검했다.

중대본 본부장으로서 이번 훈련에 참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훈련결과를 토대로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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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2시30분 충청남도 대산산업단지 한화토탈 BTX 공장에서 실시된 '레디코리아' 훈련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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