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하는 윤석열 대통령 | 0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참석자 발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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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위원장을 만나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듣고싶다"며 대화의 손길을 내민 지 이틀 만에 양측의 만남이 성사됐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20분까지 2시간 20분간 면담했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다"며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김수경 대변인이 배석했다.
박 위원장은 다른 전공의들의 동행 없이 단독으로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은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 7주만에 처음 이뤄진 것으로 의정 갈등 해소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양측이 2시간 2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만큼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방안에 대한 솔직한 의견 개진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당초 대통령실이 양측의 만남에 대해 "전공의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자리"라고 한 만큼 이날 구체적인 협의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자리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실은 비공개면담을 원한 박 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해 사진 촬영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와 대화에 나섰다는 이미지보다 내용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윤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와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데 이어 이튿날인 2일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하며 구체적으로 전공의에게 메시지를 발신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대전협 대의원들에게 해당 계획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현 사태는 대통령의 의지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4·10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협의회측 입장은) 지난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며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지난 2월 20일 집단 진료 거부에 들어가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명령 전면 철회 및 정부 공식 사과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주 80시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7가지 요구사항을 내세웠다.
다만 박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의 만남 직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이 이날 의과대학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대화 테이블에 처음 마주 앉았지만 첫 만남으로 기대했던 성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