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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알펜시아 입찰 짬짜미 과징금 510억… 재매각설 묵묵부답

KH, 알펜시아 입찰 짬짜미 과징금 510억… 재매각설 묵묵부답

기사승인 2024. 04. 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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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들러리 세운 매각 입찰 담합 제재
KH 4개사·배상윤 그룹 회장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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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리조트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과정에서 그룹 내 계열사를 들러리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KH그룹 6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6월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 매각 공개 입찰에서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6개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억4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가담 정도에 따라 4개사와 배상윤 그룹 회장은 검찰에 고발당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한 사계절 복합관광리조트로, 골프장 2개소, 숙박시설 3개소, 워터파크 및 스키장 등이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공사의 경영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알펜시아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처음엔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통해 매각하려고 했지만, 계속 실패하자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후에도 4차례 모두 유찰되고, 2차례의 수의계약 절차도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6개사는 5차 입찰에 앞서 예정가격이 1차 입찰 대비 30% 감액될 것이라고 규정이 바뀐 것을 보고 KH필룩스가 설립한 자회사 KH강원개발을 통해 알펜시아를 낙찰받기로 합의했다고 공정위 측은 설명했다.

이때 KH건설은 유찰로 인한 일정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를 설립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했다.

또 KH전자는 강원개발 지분 30%를 인수하고, 입찰보증금을 KH필룩스와 나눠 대여하는 형태로 동참했다. 사실상 컨소시엄 형태로 알펜시아 인수에 참여한 셈이다.

IHQ는 KH리츠가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알고 나서 리츠 지분 100%를 인수해 KH건설과 함께 입찰 서류를 준비하고, 입찰보증금을 대여하는 등 합의를 공동 실행에 옮겼다.

공정위는 5차 입찰 투찰 당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이 예정가격에 근접한 6800억10만원에 먼저 투찰하고, 그 결과를 KH강원개발 측에 텔레그램으로 공유한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다. KH강원개발은 리츠 투찰 이후 6800억7000만원에 투찰해 최종 낙찰자가 됐다.

Cap 2024-04-17 14-32-53-267
5차 입찰 당일 리츠-강원개발 간 투찰가격 공유 내역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검찰 고발당한 배상윤 그룹 회장이 이 모든 입찰 담합 과정에 세부 사항을 승인하고, 주도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또 공정위 측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담합을 주도한 회사를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라고 봤다"라며 "나머지 2개사는 수동적으로 자금을 대여하고, 지분을 인수한 정도로만 가담해서 주도자로 보기 어려워 고발 대상에서는 면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공정위는 과징금 납부에 연대책임을 부과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낙찰자 측으로 지목된 3개사(KH강원개발, KH필룩스, KH전자)는 340억300만원, 들러리 측 3개사(KH농어촌산업, KH건설, IHQ)는 170억100만원으로 총 510억4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한편, 최근 업계에서는 KH그룹이 알펜시아를 재매각하기 위해 복수의 건설사와 접촉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측 관계자는 본보에 "그 부분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KH그룹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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