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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먹기로 연체 대출채권 내다파는 카드사

울며 겨자먹기로 연체 대출채권 내다파는 카드사

기사승인 2024. 04. 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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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출채권 팔아 5800억
전년 대비 112% 증가
신한카드 증가율 가장 커
매각이익 가장 큰 곳은 롯데
"연체율 낮추고 수익성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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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카드사들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채권을 매각해 58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규모를 늘렸다. 카드사들이 매각하는 건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된 채권이다. 그만큼 카드사의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제 때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얘기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등을 이용하는데, 이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서민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서민경제 악화는 카드사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연체율 상승은 건전성 악화로도 이어진다. 조달비용 상승, 업황 악화 위기에 놓인 카드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체 채권을 보유했다가 직접 회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빠르게 처분해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카드사의 대출채권매매이익은 5848억원으로 전년(2642억원) 대비 1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07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2022년만 하더라도 신한카드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1억원이었다. 직접 회수하는 것보다는 좋은 조건에 매각하는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62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대출채권 매매이익 덕분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가장 큰 곳은 롯데카드였다. 지난해 184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전년(949억원) 대비 94%확대된 규모다. 우리카드(950억원), 현대카드(834억원), 하나카드(816억원), KB국민카드(338억원) 등이 대출채권을 매각해 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대출채권 매각 이익이 확대됐다. 반면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건 고금리가 지속되는데 따른 결과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제 때 돈을 갚지 못했고,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1년 전보다 0.4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치다.

연체된 대출채권을 매각하면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채권 매각 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다.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대출채권을 매각,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연체된 대출채권이 무사히 회수될 경우 매각이익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부실채권을 오래 보유하기보다는 빠르게 처분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금리인하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매각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내실경영을 기반으로 수익성 방어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고도 지난해 60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제상황 악화 및 신용구제 정책 안내 확대 등으로 개인회생, 파산 등 재무조정 신청이 늘면서 대출채권 중 신용구제채권이 많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관련 채권에 대한 매각도 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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