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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석유와 수소, ‘공존’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데스크 시각] 석유와 수소, ‘공존’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기사승인 2024. 04.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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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아시아투데이 석유산업 미래전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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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최원영
"석기 시대가 돌이 없어서 끝난 게 아니다." 석유시대가 곧 저물 거라는 이들이 버릇처럼 하는 멘트. 지구상의 석유 고갈에 대해선 더이상 걱정하는 이가 없다. 소위 '피크 오일' 썰, 이미 수십년전부터 불과 40여년어치 남았다던 석유는 시간이 갈수록 그 한도가 오히려 늘어나다가 셰일 오일이나 오일 샌드를 캘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의미 없는 계측이 돼 버렸다.

그렇다. 다음 에너지원의 시대는 석유가 없다고해서 오진 않을 것이다. 단지 우리는 기후 위기라는 공동의 인식 속에 탈탄소 시대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어떤 에너지원도 그 확실한 대안이 되진 못 하고 있다. 석유를 획기적으로, 어쩌면 파격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맹목적으로 쫓고 있는 중이다.

수소는 어떨까. 아직 현실화 하기엔 높은 비용, 생태계 조성과 상용화까지 풀어가야 할 난제가 켜켜하다. 그러나 수소 시대를 위한 기술들이 어딘가에서 날마다 개발 돼 그 쓰임을 찾아 신문지면을 오르내린다. 이들이 언젠가 퍼즐 맞추 듯 연결되면 비로소 진정한 '카본 투 그린'. 마르지 않는 가장 환경친화적 에너지가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

이에 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가 국내 최고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긴 시각으로 어쩌면 한참 더 오래 함께 할 정통 에너지원 '석유'와 가깝지만 먼 꿈의 에너지 '수소의 시대', 그 공존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대한석유협회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주관,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후원하는 '제2회 아시아투데이 석유산업 미래전략포럼'이 5월 10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각 계의 성원 속에 열린다.

◇韓 수출 3위 '석유', 사상 최대치 경신 중이라고?… 아직 피크는 오지 않았다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 대한민국의 수출 3위 품목이 국내 4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파는 '석유제품'이란 걸 국민들 중 얼마나 알까. 지난 1분기 반도체와 자동차의 뒤를 이은 게 138억2300만달러 규모 석유제품이다. 줄었을까? 아니, 심지어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5위 석유화학까지 한 묶음으로 치면 1위인 반도체까지 위협할 수준이다. 반도체가 휘청이던 때에도 변함 없이 수출 큰 축으로 묵묵히 역할을 해 준 찐 효자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수차례 전세계 경제를 마비 시켜 왔다. 소위 70년대 세계 경제 위기를 가져 온 '오일 쇼크'다. 다시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간 분쟁이 어디로 어떻게 튈 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시간들이 이어진다. 누가 석유의 시대가 지났다고 할 수 있나. 당장 지난 16일, 중동 확전 조짐이 일자 정부는 곧바로 국가 전체가 120일은 쓸 수 있는 무려 9700만 배럴에 달하는 전략 비축유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않았던가.

여전히 고유가는 고물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자 발단이다. 서민들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닿아 있는 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전기차 시대가 온다고, 태양광·풍력 시대가 온다고 찬밥 취급하기엔 경제 안보 차원에서 너무 깊숙히 자리한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석유의 수요가 2050년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본다. 내리막이라는 우리 인식과 다르게 전세계 석유에 대한 갈증은 피크를 향해 치솟고 있다. 물론 더 환경적인 방법으로 석유를 이용하게끔 각종 CCUS(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을 입히고 바이오 연료라는 이름으로 진화 중이다.

고공성장하던 전기차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뎌지고 있다. 일명 '캐즘'의 도래에 자동차회사들도 전기차 투자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배터리와 화석연료의 중간 형태, '하이브리드카'를 밀어 온 일본의 토요타는 그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해 세계 1위 자리를 완전히 굳히며 승승장구 중이다.

석유라고 다를까. 소홀히 한다면 수출 3위 품목을 잃는다. 하지만 우리가 바이오디젤 등의 또다른 경쟁력을 쌓아가는 동안, 해외기업들이 획기적 비전만 쫓는다면 그 시장은 온전히 남은 이들의 몫이다. 다행히 정부는 최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을 통과 시켰고 4대 정유사가 커지는 바이오연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며 힘을 보탰다.

아람코와 엑손모빌까지 글로벌 오일사들은 배터리 광물인 리튬에 손을 벌리고 재생에너지 신사업까지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전통 에너지에 천문학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렇다. 더 영리하게 가는 방법이 있다. 석유산업은 더 환경적이고 기술적으로 변모해 갈 수 있다.

◇'수소' 시대… 새롭게 여는 백년 대계
지구상 가장 풍부한 원소이자 어디에나 있는 수소는, 쉽게 얻는 법만 안다면 마르지 않는 꿈의 에너지원이다. 전세계 석유 수요가 2050년 피크를 찍고 마침내 그 비중을 줄여나간다면, 반면 수소는 2050년 확실한 상용화의 시대를 그려가고 있다. 우리 정부가 공언한 탄소중립 시점이 2050년이다.

그때까지 전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소의 잠재력을 키우는 게 과제다. 깨우쳐 가야 할 기술, 화석연료 못지 않은 경제성, 정부의 확실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지원, 그리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에 달렸다. 탄소배출권을 사고 파는 시대, 수소 거래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생산 비용과 저장과 운송, 안전과 관련된 문제를 극복하는 그 복잡하게 얽힌 가치 사슬을 끊임 없이 응원해야 한다. 석유와 수소는 어느 한 순간 터치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대체재가 아니라 함께 기술혁신 하며 공존하는, 보완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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