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국에서 장군 승진은 파리 목숨 자초

중국에서 장군 승진은 파리 목숨 자초

기사승인 2024. 09. 04. 13: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난 10여년 동안 100여명 비리로 낙마
최근 또 한명의 상장인 친수퉁 낙마
승진 기피 현상도 유행, 전력 악영향 심각
clip20240904134401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근 인민해방군 각 군별 장성들과 모임을 함께 하면서 격려를 하는 모습. 그러나 이 장성들의 상당수는 사정의 칼을 맞았거나 맞을 것으로 보인다./제팡쥔바오.
중국 사정 당국이 군부 최고위층에 대한 대대적 숙청을 최근 더욱 다그치면서 장군 승진은 파리 목숨을 자초하는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군 내에서 높아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영광스러워해야 할 장군 승진을 은근히 기피하는 기현상이 최고위급 엘리트 장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민해방군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군내의 부패는 폐쇄적 집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실 일반 당정의 그것보다 훨씬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상상을 불허한다. 지난 1년여 동안 웨이펑허(魏鳳和), 리상푸(李尙福) 두 전직 국방부장을 비롯해 로켓군의 리위차오(李玉超) 사령관과 10여명의 장성들이 비리로 줄줄이 낙마한 만큼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여기에 각종 비리로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했거나 하고 있는 장성의 총 수가 최근 10년 동안에만 100명을 훌쩍 넘어선 현실을 상기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말에는 당 중앙위원 겸 육군 정치위원인 친수퉁(秦樹桐) 상장(대장)도 모종의 비리에 연루돼 낙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고위 장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패와의 전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굳이 다른 사례를 찾으려고 부산을 떨 필요도 없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쥔바오(解放軍報)가 최근 논평을 통해 "우리 군의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일부 고위 간부들은 화리호초(花裏胡哨·외관만 화려함) 생활을 하고 있다. 정말 실속이 없다. 게다가 아래의 모범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갈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최고위 장성들에 대한 숙청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재진행형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 정말 확실해진다.

게다가 친 상장의 낙마로 인해 다음 사정의 칼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장성들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심지어 올해 말까지 4∼5명 정도가 더 낙마의 횡액에 직면할 것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도 각 군별의 대상자 이름까지 정확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장군 승진이 엘리트 장교들의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기 어렵다. 실제로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 풍토가 만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양(楊) 모 예비역 육군 대교(대령)가 "모든 엘리트 장교들의 비원은 장군이 되는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그러나 장군으로 승진한 다음 불명예를 당할 위험이 높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승진을 포기하고 납작 엎드리게 된다"면서 군부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장성들의 줄줄이 낙마와 엘리트 장교들의 진급 기피 현상이 중국의 전체 군 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있다. 이 경우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인민해방군을 미국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강군으로 키우려는 중국의 야심도 당연히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그렇다고 군부 내의 비리를 간과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