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아투 유머펀치] 모순 공화국

[아투 유머펀치] 모순 공화국

기사승인 2021. 05. 30. 22:2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에 무기를 파는 상인이 있었다. 하루는 시장에 창(矛)과 방패(盾)를 팔러 나갔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창과 방패를 번쩍 들고 선전에 열을 올렸다. “이 창은 어떤 방패도 단번에 뚫어버리는 천하일품입니다” 그리고 또 한손으로는 방패를 치켜들며 “아무리 예리한 창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명품입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때 부모를 따라 시장 구경을 나온 어린아이가 물었다.

“그럼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됩니까” 상인은 말문이 막혔고 그 자리를 도망치듯이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모순’(矛盾)이라는 말이 생겨난 유래이다. 과거에는 창과 방패로 전쟁을 했지만 현대에는 핵(核)이 최고의 무기이다. “오늘도 내일도 남한 군대는 내 군대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언장담도 핵무기 확보를 염두에 두고 나온 발언일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은 “핵을 제외한 재래식 군사 분야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모순이다. 핵은 장난감인가. 장기판에 차포 떼주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차라리 썰렁개그에 가깝다. 민주와 인권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면서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도 모순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경험해 보지 못한 모순 투성이다.

검찰 개혁하겠다면서 그 대척점에 선 검찰총장을 국민적 스타로 등극시킨 모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면서 집값을 최고로 끌어올린 모순, 코로나19 K-방역 선진국을 자랑하면서 백신 접종 후진국이 되어버린 모순, 씨름은 잘 하는데 툭하면 넘어지고, 공부는 잘 하는데 성적이 제대로 안나온다는 것인가. 자신이 무신론자인 것을 신(神)에게 감사한다는 얘기인가. 가장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원전(原電)문제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던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를 거의 초토화시켜놓고는 해외로 원전 세일즈를 하러 다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체코 대통령을 만났을 때 40년간 사고 한 번 없었던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을 만나 원전 수출 협력에 합의했다. 국내에선 위험하다고 봉쇄하면서 해외에는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초나라 무기 장사가 무색할 지경이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