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 눈] 아쉬움 남는 용인시의 소각장 신설 백지화

[기자의 눈] 아쉬움 남는 용인시의 소각장 신설 백지화

기사승인 2020. 08. 13. 09:1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홍화표 기자.
홍화표 기자.
경기 용인시가 300톤 규모의 추가 소각장(생활폐기물) 설치 계획과 후보 장소를 밝혔다가 최근 지역감정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자 결국 백지화했다.

백군기 시장의 이 같은 결정은 소각시설 설치 문제가 지역갈등으로 용인시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백 시장은 지난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SNS를 통한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관련 실시간 시민과의 대화’에서 “후보지로 신청한 희망지역 2곳을 포함한 4곳 지역에 대해 입지선정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용인환경센터의 300톤 처리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2017년에 수립한 ‘제3차 폐기물처리기본계획’에 맞춰 2025년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2·3호기를 대체할 200톤 규모의 시설 설치를 조속히 추진하고, 기존 2·3호기는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시티 개발과 관련해서는 플랫폼시티에 자체 소각시설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백 시장은 “관련 법률에 따라 인접시(수원시)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30톤 규모의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지역발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주민들을 만나 이해시키고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 반대하는 주민들의 내용을 들어보고 우려할만한 사항이 있다면 수정하거나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된다.

용인시에는 용인환경센터 내에 하루 300톤 규모의 처리능력을 가진 소각시설 1·2·3호기와 수지환경센터 내에 70톤 처리 규모의 소각시설 1·2호기가 가동중이다.

이들 소각시설의 처리용량이 하루평균 370톤이어서 수치상으로는 하루 평균 발생하는 320톤의 생활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306톤만 처리하고 있다. 소각시설이 낡아 소각효율이 70∼8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플랫폼시티 등 각종 개발로 인해 2027년까지 하루 300톤 규모의 소각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사업추진 단계에서 주민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 또한 문제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진했어야 했다. 3년전에 세운 계획대로 다시 추진한다면 굳이 이런 분란을 왜 일으켰는지 이해가 안간다.

용인시는 또 개발면적 30만㎡이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소각장 설치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사업자가 직접 설치 또는 다른 장소에 통합 설치여부의 타당성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플랫폼시티의 30톤 규모 생활폐기물 처리시설도 용인시의 발표대로라면 전문기관의 용역이 나온 뒤 용량규모를 정하는 것이 맞는 수순이다.

그런가하면 소각장 설치와 관련해 기본원칙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었다. 법적 의무사항에 불과한 플랫폼시티 소각장 규모를 정하는 것보다는 ‘1구 1소각장’ 원칙을 세워 지역갈등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특히 소각장의 지역간 갈등문제를 환경측면에서 바라볼게 아니라 갈등관리 전문가를 배치해 다뤘으면 이렇게 주민들의 반발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소각장을 비롯한 용인시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들이 주민들의 전지적 시점에서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