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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도 ‘달러 홀릭’…외화예금 역대 최대치 경신

증권사도 ‘달러 홀릭’…외화예금 역대 최대치 경신

기사승인 2021. 12. 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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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외화예금 7조6459억원 집계
개인투자자 대거 외국 주식 몰려…환손실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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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역대급 규모로 외화예금을 확보했다. 외국 주식에 관심을 가진 개인 투자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외화예탁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 오미크론이 확산되면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환손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33개 증권사의 외화예금은 총 7조6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1421억원 대비 7.1%(5037억원) 증가한 규모다.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5년 전 같은 기간의 2조416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16.5%(5조2299억원) 폭증한 수치다.

◇NH투자·삼성증권 등 외화예금↑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9179억원 규모이던 외화예금을 1년 만인 올 3분기 1조5297억원으로 66.7%(6118억원) 늘리며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이 같은 기간 2조3345억원에서 2조7738억원으로 외화예금을 18.8%(4393억원) 더 확보했다. KB증권은 960억원이던 외화예금을 1년 만에 118.9%(1141억원) 증가한 2101억원까지 늘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년 만에 4385억원에 달하는 외화예금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3분기 1조948억원으로 증권업계에서 삼성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외화예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올 3분기엔 6563억원으로 전체 5번째로 밀려났다. 신한금융투자도 같은 기간 외화예금을 1조465억원에서 7756억원으로 25.9%(3391억원) 줄였다.

증권사들이 외화예금을 역대급으로 쌓은 이유는 달러 강세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 20일 1101.5원으로 마감하면서 1100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부터 자산매입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6월 2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36.5원까지 늘었다. 이후 실제로 테이퍼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9월 13일 117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권사 달러 강세 ‘베팅’…테이퍼링 기대감↑
실제로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월 12일 1196.5원으로 1200원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달 26일에도 달러 가격은 1196.0원까지 치솟으면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거시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지속된 달러 상승세를 예상하고 외화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서학개미로 대표되는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매수, 매도한 결제액은 약 2771억원 달러(약 326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의 1983억 달러 대비 39.7%(788억 달러) 늘었다.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예탁하는 돈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외화예금이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증권사가 달러화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달러 약세로 나타날 수 있는 환손실 리스크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76원으로 지난 달 26일 1196원 대비 20원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일정 수준의 외환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달러 강세에 베팅하면서 자금 조달에 적극적이었던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외화관련 딜이 많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예금을 쌓은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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