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바이든 “푸틴 전쟁 보조금, 러 에너지 수입 금지”...영, 연말까지 금지

바이든 “푸틴 전쟁 보조금, 러 에너지 수입 금지”...영, 연말까지 금지

기사승인 2022. 03. 09. 03:1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바이든, 러 석유·가스·석탄 수입 금지 발표
"미, 푸틴 전쟁 보조금 주지 않을 것"
미 여야, 압력 속 행정부 금지 조처, 수입 통제 조정 유연성 커
미, 휘발유 최고치 경신
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미국 동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석탄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침략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오전 11시 25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9일 오전 1시 25분)께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석탄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 바이든, 러 석유·가스·석탄 수입 금지 발표...“미, 푸틴 전쟁 보조금 주지 않을 것”...미, 휘발유 가격 최고치 경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푸틴의 전쟁에 보조금을 주는 것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산 석유가 더 이상 미국 항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민이 이 전쟁 기계에 또 다른 강력한 타격을 줄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처로 미국에서도 치러야할 비용이 있을 것이라면서 ‘푸틴의 전쟁’이 주유소를 찾는 미국의 가정에도 피해를 주고 있고, 휘발유 가격이 이번 조처로 인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자유를 지키는 데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이 석유회사가 이익을 챙기는 구실이 돼선 안 된다며 과도한 가격 인상에 나서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미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종전 기록인 2008년 7월 갤런(약 3.8L)당 4.114달러(5082원)를 넘어서 4.173달러(5155원)를 기록했다고 미 자동차협회(AAA)가 밝혔다.

Gas Prices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주유소에 갤런(약 3.8L)당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AP=연합뉴스
◇ 미 여야, 러 원유 수입 금지 압력...행정부 조처, 긴장 완화·원유 가격 급등시 수입 통제 조정 유연성 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비극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상대적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낮고, 이마저도 최근 크게 낮아진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말인 지난 5일 약 300명의 상·하원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요청하면서 압력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펠로시 의장이 이르면 이날 관련 법안 처리를 예고했고, 백악관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법안 처리 연기를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긴장이 완화하거나 원유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수입 통제를 조정할 수 있는 더 많은 유연성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여한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 원유 금수 조처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Russia Ukraine War Britain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마르크 뤼터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북부 노스홀트 왕립공군기지에서 회담을 한 후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러시아산 원유, 미 의존도 3%...석유제품 포함시 8%

미국 에너지정보국(EIA)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는 지난해 미국 수입량의 약 3%를 차지한다. 또 휘발유와 디젤 생산에 필요한 연료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8%가량이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량은 하루 약 70만 배럴이다.

다만 원유 자료제공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2017년 이후 가장 느린 연간 속도로 감소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에 따른 대체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 핵합의(JCPOA) 타결시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우호 국가들의 원유 증산, 미국의 자체 증산 등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화당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은 러시아산과 마찬가지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 러 원유·가스 의존도 높은 EU, 수입 ‘단계적 철폐’ 협의 정상회의 개최...영국 “러 원유 수입 단계적 중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처에 관해 유럽 동맹국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지금까지 도입한 러시아 제재에서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특히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대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가 EU 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가장 크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 제품 수입은 하루 약 400만 배럴이라고 EU 통계청인 유로스트트가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오는 10~11일 프랑스 파리 서쪽 베르샤유에서 만난 후 “러시아 가스·석유·석탄 수입에 대한 의존을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성명서 초안을 입수해 이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이날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와시 쿠르텡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시장과 기업 등이 영국 수요의 8%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28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상징적 조치였다. 캐나다가 2019년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