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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패’ 아냐”… 통일부 “북, 핵실험 재개 가능성 있어”

이인영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패’ 아냐”… 통일부 “북, 핵실험 재개 가능성 있어”

기사승인 2022. 04. 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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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6일 남북회담본부서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 개최
차기 정부엔 "평화 위해 전향적 정책 펴주길"
"핵실험 조짐 발견된다면 여기서 멈춰져야"
당국자 "해금강호텔 해체, 북에 물어봤다"
마지막 출입기자단 간담회 갖는 이인영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통일부는 북한이 ICBM발사로 모라토리엄을 사실상 파기한 만큼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차기 정부를 향해 한반도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거친 담화를 연달아 내놓는 상황을 평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총체적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은 북한의 핵 실험과 ICBM 발사 등 말의 전쟁이 일어났다고 할 만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면서 “우리는 그런 북한을 상대해 평화로운 한반도, 공동번영의 원칙을 통해 대화와 협상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4년 4개월 동안은 그러한 위협을 북한 스스로 내려놓도록 이끌기도 했다”면서 “9·19 군사합의 이행으로 남북접경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 거의 사라지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런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단순히 실패했다는 이분법적 언어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라는 포괄적인 마스터플랜을 통해 계속 걸어나가야 할 길이고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장관은 “보수 정부가 대결적 정책 기조를 펼칠 거란 예상에서 벗어나 역발상으로, 평화를 위해 굉장히 전향적인 정책을 펼쳐보면 어떤가”라며 “다음 정부가 초기에 집중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평화로 돌리는 노력에 성공해야 장기간 대치로 어긋나는 정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서독의 대동독 정책이 독일 통일을 이뤘듯이 우리도 정권 변동을 넘어 일관되고 긴 호흡으로 통일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2018년 4월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한 점도 거론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ICBM 시험발사를 재개했고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징후에 대해 “조짐이 발견된다면 여기서 멈춰져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다음 정부가 적극적으로 평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이 예상되는 통일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장관은 “북한 인권, 탈북민 정착 지원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북핵문제 해결과 항구적 평화정착,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 인도협력·개발협력·교류협력에서 호혜적 평화적 협력을 통한 통일 기반 조성 등 정책들이 통일부에 의해 충실히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 “해금강호텔 해체, 북한에 확인 요청했으나 묵묵부답”

한편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통일부가 북한에 금강산의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을 해체하는 정황과 관련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통일부가 가진 공동연락사무소 기능을 통해 이런 부분들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도 북한에 전달했다”면서 “북측에선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처음 봤을 때와 다르게 어느 정도 해체과정이 진척돼 있다”면서 “일정한 단계가 되면 현대 측과 다시 조율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지난 3일과 5일 발표한 담화에 대해선 “5일 담화가 표현상으론 좀 더 순화되고 정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내용상으로는 둘 다 핵 문제를 언급한 점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위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다음 정부로 넘어가는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최근 두 담화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고, 5일 담화에서는 군사충돌시 부득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위협성 발언도 더했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이 고위당국자는 “핵실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놓고 본다면 상대적으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최대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조차도 북한을 지금처럼 옹호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ICBM의 경우 우주개발 등의 명목을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ICBM발사 가능성이 높은 근거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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