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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선거기간 중 ‘집회·모임’ 금지한 선거법은 위헌”

헌재 “선거기간 중 ‘집회·모임’ 금지한 선거법은 위헌”

기사승인 2022. 07. 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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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130조 3항,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
"집회·정치적 표현 자유 과도한 침해…기본권 덜 제한해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회·모임 등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집회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21일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공직선거법 130조 3항이 선거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앞서 김씨 등은 2012년 4·11 총선 직전 민주통합당 후보자 공개장소 연설·대담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인터넷방송과 트위터 등을 통해 집회 개최를 사전고지한 뒤 참석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1심에서 공직선거법 103조3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에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의 기회균등 및 선거의 공정성에 구체적인 해악을 발생시키는 게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집회나 모임의 개최,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처벌하는 것은 과도하게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입법자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집회나 모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집회나 모임의 개최에 한정해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할 뿐, 그러한 목적이 없는 집회나 모임 개최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심판대상조항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으나 소수에 그쳤다.

아울러 헌재는 선거기간 동안 현수막 등 광고물이나 문서·그림을 게시하는 것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90조 1항, 어깨띠나 표찰의 사용을 제한한 같은 법 68조 2항도 모두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다만 확성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같은 법 91조 1항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조항들은 내년 7월 31일을 시한으로 국회 개정 전까지 계속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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