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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썼다” 주호민 살린 생명의 은인 있었다… 여론은 아직 중립

“유서 썼다” 주호민 살린 생명의 은인 있었다… 여론은 아직 중립

기사승인 2024. 02. 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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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주호민'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해 논란에 휩싸였던 웹툰 작가 주호민이 6개월 만에 심경을 고백했다.

1일 밤 주호민은 자신의 트위치 방송에서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었다"라며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이었고, 그 사건과 엮여 '갑질 부모'가 됐다"고 운을 뗐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사건에 죽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유서를 쓰면서 고마웠던 사람을 되짚어 보다가 문득 김풍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전화하자마자 오열하면서 '저 죽어버리려고요'라고 했다. 그러자 김풍 특유의 목소리로 '야 잠깐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봐.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있어봐'라면서 곧바로 집으로 와줬다"고 말했다.

당시 주호민의 심리적 상태는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했다. 모든 걸 끝내고 교사를 선처하기 위해 변호인을 해임했다. 변호인은 주호민의 아들이 아동학대 당한 게 맞다는 데에 무게를 싣고 사건을 보고 있었으나, 해임하게 된 상황을 이해하면서 좋게 마무리 됐다. 주호민과 덕담을 주고 받은 대화도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주호민이 이런 이유로 선임했던 변호인을 해임한 게 언론에서는 마치 변호인들이 먼저 주호민 아들의 사건을 다루고 싶지 않아서, 다룰 수 없는 수준이라 도망친 것처럼 전해졌다고.

결정적으로 주씨가 교사의 선처를 통해 사건을 원만하게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철회한 건 교사 측에서 보낸 서신 때문이었다. 서신에는 무죄 탄원을 하는 게 아니라 '고소 취하문을 써라', '물질적 피해 보상을 하라', '자필 사과문을 써라' 등의 요구가 담겨 있었다고 했다. 이어서 두 번째로 온 서신에는 "돈을 달라고 했던 요구는 취소다"라며 주호민 가족이 입장문을 낼 때 꼭 담겨야 하는 문장을 직접 지정해주기도 했다고.

주씨는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틀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이 돌발적으로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린 사건을 놓고 "다른 여학생 보라고 내린 것이 아니고, 아이가 바지를 내렸는데 여학생이 본 것"이라고 주장하며 "2학년이고 자폐아라서 4살 지능 아이인데 일부에서 성에 매몰된 짐승같은 목적범처럼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주호민은 아동인권 전문 변호인을 선임했다. 그 변호인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건에 공통적인 패턴은 대부분 가해자가 아이의 문제 행동을 부각하고, 특수 교사가 없으면 안 되니까 다른 부모가 피해 아동 편을 들지 않는 것 등이다.

주호민은 "세상이 원래 이렇다는 게 이해가 되고 안심이 되면서도 짜증이 나는 복잡한 심경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 특수 장애 아동의 부모와 특수 교사는 대립 구도가 되어선 안 된다. 상호보완적인 관계인데"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서 특수교사의 수업이 담긴 녹음본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유죄 판결이 나온 마당에 녹취록이 공개되면 교사의 앞날에 더 큰 타격을 줄 것 같아서 심사숙고 후에 고려하겠다고 대응했다.

주씨는 "'텍스트로 나온 녹취본을 보고 '악의적인 편집'라고 하는데 사건 발생 당일 나머지 2시간 동안도 정상적인 수업을 한 게 의구심이 든다"는 취지로 말을 꺼내기도 했다. 녹음 파일에 담긴 2시간 반 중에서 2시간은 묵음이라는 것.

주호민의 말에 따르면 특수교사 A씨가 처음에는 처음엔 수업 도중 혼잣말했다고 주장했으나, "들린 게 문제 아니냐"는 판사의 지적에 말을 바꿨다. 주호민은 "우리 아이가 지능이 떨어져서 학대를 인지할 수 없다고 하더라. 교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대가 아니라고 하더라"라며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어떤 폭력을 해도 된다는 것 아니냐. 위험한 논리다. 장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니까 너무 답답했다"고 호소하다 눈물을 보였다.

그는 몇몇 언론 보도의 형태를 비판하고, 경기도 교육감, 특수교육 관련 종사자, 교육청 변호사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주씨는 악성 댓글 마흔 건을 고소했다고 밝히면서 "선처가 불가한 수위를 추리고 추렸다. 악마가 봐도 이건 좀 심한 게 사십 몇 개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장애 아동을 위해서라도 선처는 없을 것"이라며 "그 작업들은 12월까지의 게시물이고, 1월 이후 생성된 건 팀을 꾸려 정기적으로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민사로 인해 배상금이 발생하면 그 금액은 발달장애 학생과 특수교사 처우 개선에 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주호민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주호민의 심경 고백에 여론은 또다시 뒤집혔다. 그간 주호민의 입장을 믿고 기다렸다면서 특수교사 A씨의 행동을 단죄하는 반응도 있는가 하면, 주씨의 언론 선점으로 어떤 반박도 하기 힘들 A씨의 입장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양측이 전부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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