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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지연에 한숨 쉬는 호주 경제…돈벼락 맞은 은행만 싱글벙글

금리인하 지연에 한숨 쉬는 호주 경제…돈벼락 맞은 은행만 싱글벙글

기사승인 2024. 05. 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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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 Veg
유례없는 해외 이민자 유입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 올리면서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힘들어 졌다는 전망이 나왔다./언스플래시(Unsplash)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이 빨라야 올해 연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주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1일(현지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순 해외 이민이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9월이 아닌 11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금리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는 이유는 임금과 물가지수, 부동산 가격이 중앙은행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해외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부동산 가격은 매달 신규 고점을 찍고 있고, 올해 3월 발표된 임금 역시 소비자 물가지수보다 크게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당초 예상했던 4.2%보다 낮은 3.8%로 예상되면서 일부 경제학자들은 추가 금리인상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시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실물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더 짙어지고 있다. 해외 순이민 유입으로 인한 인구 증가와 주요 생활용품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 소매지출은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역사상 가장 낮은 0.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소매지출 증가율은 호주 가정이 얼마나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쳤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과 교육, 부동산 임대료, 주택담보대출 상환 비용과 같은 필수 소비지출 항목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지 않으면서, 가계의 실질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호주 중앙은행이 심각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소비지출 감소는 긴축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소매업, 식음료 및 건설 부문은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유례없는 어려움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다수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이 내세운 물가상승 목표를 맞추기 위해 추가 긴축을 단행하면 실물경제를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 주요 은행 주가는 지난해 11월 대비 최대 26%나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을 이용해 자기 수익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한계에 도달한 가계들도 주택담보대출 상환은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 손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은행들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금리인상으로 이익을 본 곳은 민간은행뿐이라는 탄식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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