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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국내 뇌전증 치료 현실…지역거점센터 지정·관리 필요

열악한 국내 뇌전증 치료 현실…지역거점센터 지정·관리 필요

기사승인 2024. 06.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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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뇌전증 포괄치료'… 뇌전증 수술 가능병원 전국 6곳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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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뇌전증 치료와 환자들의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기자회견'에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제도가 도입되면 한국에서 모든 질환의 포괄적 치료를 정립하고 발전시키는데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시영 기자
간질로 잘 알려진 뇌전증은 발작성 뇌 신경질환이다. 뇌 손상으로 뇌신경세포에 과도한 전류가 흘러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는데, 발작 빈도와 세기는 환자 상태에 다르지만 마비와 발작을 일으켜 신체·정신적 고통을 유발한다. 뇌전증 포괄치료가 일반화된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선 3분 진료가 고작이다. 지역거점센터 지정·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대한뇌전증센터학회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의 뇌전증 치료와 환자들의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기자회견'에서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내에서 뇌전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일 한 명 이상 발생"며 지역거점센터 지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뇌전증 환자는 신체·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의 50%가 우울증, 40%는 불안증, 30%는 자살사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에 대한 치료 및 관리 현실은 열악하기만 하다. 학회 측에 따르면 최소·최대 진료 시간은 한국 2~5분, 일본 15~30분, 미국 30~60분으로 한국이 가장 짧다.

뇌전증 치료 및 상담 전문 시스템이 구축된 '거점 뇌전증 지원병원'은 일본 28곳, 미국 260곳에 달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없다. 대신 4대 대학병원에 환자가 집중되고 있다. 홍 교수는 "뇌전증 전문의료진이 수술까지 가능한 병원 국내 6곳에 불과하다"며 "이 중 4곳이 서울에 있어 환자 집중과 이에 따른 의료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49개 현의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분산되도록 뇌전증 치료의 지역별 질적 평준화가 이뤄져 있다. 나카사토 노부카즈 일본 도호쿠 대학 교수는 "도호쿠대 병원은 자체적 지원까지 더해져 환자 1명과 최대 1시간 30분까지 진료 및 상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뇌전증과 정신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포괄적 뇌전증 치료'가 보편화했지만 국내 상황은 그렇지 않은 현실이다. 학회에서는 연간 10억~20억원 정도의 예산지원을 통해 지역거점센터를 지정·운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 교수는 "국내 18개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진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뇌전증학회 회장)는 "오는 2032년까지 뇌전증 국가적 지원체계를 갖추자"면서 "뇌전증 문제 해결되면 다른 신경과 질환도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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