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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80조 실탄확보 총력전

최태원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80조 실탄확보 총력전

기사승인 2024. 06. 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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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장중 경영전략회의 화상 참석
그린·화학·바이오 '질적 성장' 역점
219개 계열사 단계별 조정작업 추진
미래성장사업 3년내 부채비율 100%↓
하반기 '이노·E&S' 합병 카드 촉각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그룹
"지금 미국에선 'AI(인공지능)'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역대 유례없는 규모의 사업 재편에 골몰하는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회장이 화상으로 참석해 큰 틀의 경영 방점에 대해 한마디로 축약했다. 2026년까지 반도체와 AI에 투자할 총 80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게 과제로,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그 과정에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돌입,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의 단계별 조정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MKS 연구소에서 진행된 경영전략회의에선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화상으로 참여하고,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 20여 명이 현장에 자리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회의엔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참여해 신사업 투자 방안에 대한 논의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SK의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하게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회의에서는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성장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로 포함됐다. SK그룹은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한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로 전환해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대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꾸준히 문제 제기가 됐던 계열사 간 중복투자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CEO들은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의 계열사는 219개로, 삼성 63개, 현대차 70개, LG 60개 등 상위권 그룹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계열사와 함께 사세를 꾸준히 확장해 왔지만, 사업 톺아내기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SK그룹은 지주사 SK㈜가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중국 대체 식품 관련 업체 조이비오의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매각한다.

뚜렷한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조정안이 나올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설이 현실화할지가 관심사다. 해당 방안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기고, 최 수석부회장의 측근인 최영찬 사장이 7월 1일자로 SK E&S 미래성장총괄 사장으로 발령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SK그룹의 고유 경영체계인 SKMS(SK매니지먼트시스템)와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 추구 정신을 회복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도 심도 있게 오갔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면서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의장은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EO들도 "도전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자발적, 의욕적 두뇌 활용)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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