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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김익래 전 회장 장학재단 약속…위기 모면 전략?

키움證·김익래 전 회장 장학재단 약속…위기 모면 전략?

기사승인 2024. 09. 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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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폭락 직전 주식 매도…대주주 적격성 논란
재단설립 허가 절차도 밟지 않아 '진정성' 비판
김익래회장 사퇴
지난해 주가폭락 사태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머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지난해 'SG(소시에테제네랄) 주가폭락 사태'와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큰 비판을 받았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당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장학재단 설립 등의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재단 설립과 관련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당시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사회환원 카드'를 꺼낸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태 당시 김 전 회장은 주가폭락 직전 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팔아치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김 전 회장이 계열사인 키움증권을 통해 주가 폭락 사태를 미리 인지했을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김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주식 매도로 벌어들인 605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재단 설립 필수인 허가 절차도 밟고 있지 않았고, 재단 설립 자금 일부를 출연키로 했던 키움증권도 감감무소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SG사태 당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605억원의 출연금을 내 장학재단 설립을 약속했지만 1년이 넘도록 당국 허가 절차 등 별다른 사업 진척이 없다. 특히 감사 등의 재단 임원 구성도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설립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내기로 했던 키움증권은 출연 여부를 여전히 저울질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자금을 출연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의 재단 설립 이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SG 주가조작 사태가 터지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해 4월 그룹 주요 계열사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계열사 키움증권의 미공개 정보를 통해 사태를 인지한 김 전 회장이 폭락 직전 주식을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김 회장은 물의를 빚은 데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며 주식을 팔아 챙긴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사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며 약속 기일을 검찰 수사결과 이후로 미뤘고, 지난 5월 검찰은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장학재단 설립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선 김 전 회장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사태 직후 김 전 회장이 장학재단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재단 방향조차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장학재단 설립 허가를 받기까지 행정 절차를 포함해 2~3달이면 충분한 것을 고려하면, 사회환원을 약속한 지 1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사업 구상이 없다는 것은 애당초 사회환원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재벌기업들이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론을 무마하는 사례가 많다. 이번 사례도 전형적인 재벌가들의 물타기 수단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선 재단 설립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설립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다만 현재 사무국장 인선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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