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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농협금융, 순이익 ‘2조클럽’ 달성...올해 우리금융과 진검승부

[금융사분석]농협금융, 순이익 ‘2조클럽’ 달성...올해 우리금융과 진검승부

기사승인 2022. 02. 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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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우리금융에 4위 자리 내줘
올해 빅4 금융그룹 '진검승부'
은행 수익성 제고 및 비은행 경쟁력 강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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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해 증권과 보험, 캐피탈 등 은행·비은행 부문이 고른 성장을 나타내면서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2020년 우리금융그룹을 제치고 올라섰던 ‘빅4 금융그룹’ 위상을 1년 만에 다시 내줬다. 다만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농협금융이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고려하면 우리금융을 소폭 앞서는 실적이다. 올해가 빅4 금융그룹 지위를 놓고 벌이는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의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이에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농협은행의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 등 전문영역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의 지분을 확대하는 등 비은행 자회사의 그룹 기여도를 높여가야 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조2919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지주 출범 이래 처음으로 순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농협금융이 매년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 4460억원을 포함한 경상실적은 2조6034억원에 이른다.

다만 4조원 클럽에 가입한 KB금융그룹(4조4096억원), 신한금융그룹(4조193억원)과는 격차가 여전한 데다, 2020년에는 앞섰던 우리금융(2조5879억원)에도 밀리면서 빅4 금융그룹 위상을 내줬다.

특히 그룹의 맏형인 농협은행만 놓고 보면 경쟁사와 실적 격차는 더 심하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해 2조5000억원대 순익을 달성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조4000억원대와 2조3000억원대 순익을 냈다.

반면 농협은행은 연간 순익 1조5556억원에 머물렀다. 농업지원비 부담전 순익도 1조78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대출자산 성장과 금리상승 등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호황을 누렸지만, 농협은행은 격차를 좁히지 못한 셈이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아쉬운 대목이 있다. 생명과 손보,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비은행 자회사들도 높은 실적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규모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또 리츠운용과 벤처투자는 여전히 적자다.

이에 올해 빅4 금융그룹을 놓고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되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농협금융도 수익성 제고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리테일 중심의 농협은행의 사업영역을 IB와 기업금융 등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농협금융 상황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금융과 IB에서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하고, 카드부문의 독립적인 운영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유상증자를 통해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소폭 늘렸지만 여전히 48.8% 지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의 연간 순익 9315억원 중 4347억원만 그룹 실적에 반영됐다. NH투자증권의 지분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비은행 자회사의 규모 확대와 함께 M&A(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요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자회사 중 손보와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업계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어 규모화가 필요하고, 타 금융그룹들이 모두 자회사로 두고 있는 부동산신탁사 인수 등을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환 회장도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제고를 중점 과제로 삼았다. 그는 올해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전략방향을 수립하고, 고효율 경영체계 확립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균형성장과 비이자사업 경쟁력 제고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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