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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판적 관망, 언론은 국민이 최대 패배자 강조

中 비판적 관망, 언론은 국민이 최대 패배자 강조

기사승인 2020. 11. 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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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되든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은 지속
미국 대선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중국의 조야가 4일 오후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기울어지는 양상을 보이자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그의 승리를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라면서 애써 무시하려는 태도가 아닌가 보인다. 특히 공산당 내부 참고용 매체인 찬카오샤오시(參考消息)는 최종 결과가 설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나오더라도 최대 패배자는 미국 국민이라고 주장, 이번 대선이 미국의 난맥상만 드러난 선거였다고 폄하했다.

미중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미·중 관계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중국 언론의 만평도 이런 사실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찬카오스바오의 사례에서 보듯 언론이 이런 비판적 관망 경향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애국주의를 유독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찬카오스바오보다 한 술 더 떠 이날 기사에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3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절반은 이번 대선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한 후 “트럼프와 바이든이 누가 더 중국에 강경한가를 놓고 경쟁한 탓에 선거가 일탈을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켰다”면서 미국을 강력 비난했다.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선거 기간에 완전히 확인됐다. 시민들이 선거를 앞두고 누구를 찍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데 총기와 탄약 구입에 더 열을 올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미국의 민주주의는 몇 걸음 후퇴했다고 본다. 트럼프가 재선된다 해도 나아질 것은 없을 것”라고 주장한 런민(人民)대학 마샹우(馬相武) 교수처럼 하나 같이 미국이 과거의 슈퍼파워가 아닌 것 같다는 비판적 의견을 피력했다. 신냉전을 통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단호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그나마 다소 부드러워 보인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의 말이 대표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미 대선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 정부는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 내정에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변, 언론이나 오피니언 리더들보다는 비교적 점잖은 자세를 견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홍콩과 대만 문제를 비롯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남중국해 영유권 등의 현안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압박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히 읽힌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기본적인 대중 시각과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오후 8시(현지 시간)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굳이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과의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 그러나 미국이 계속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거나 자국의 ‘발전 이익’을 침해한다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요지의 입장만 피력한 것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될 경우 즉각 정치국 회의를 소집, 향후 대미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여세를 몰아 중국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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