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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권력이 되고 있는 연예인 독과점, 출연구조 혁신되어야

[칼럼] 권력이 되고 있는 연예인 독과점, 출연구조 혁신되어야

기사승인 2020. 11. 1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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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동덕여대 교수, 유통학회 명예회장
김익성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 · 유통학회 명예회장
한국은 연예인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국내 중학생을 상대로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순위가 연예인이라고 한다. 성공한 연예인은 인기와 함께 천문학적인 고소득을 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연예인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미스트롯’으로 유명한 가수를 초청하려면 3500만원 정도가 기본가라고 한다. 한 달에 20일만 행사에 출연한다고 해도 84억을 버는 셈이다. 거기에 광고수입까지 합치면 연봉 수준은 100억은 쉽게 넘을 것 같다. 최근 인기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스터트롯’ 입상자의 초청비는 2000만원이고 입상자가 아니라도 100인 안에만 들었어도 행사초청비가 300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연예인들의 관객동원력과 영향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수준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명교수의 토크쇼도 충분히 관중이 모인다. 그런데 교수는 시간당 100만원까지만 강의료를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소득이 높은 연예인들을 비판하고 소득에 대한 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인기와 청중동원력은 소득이 되고 그만큼 사회의 권력이 되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권력자인 인기 연예인의 발언과 행동은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 그들의 행동, 그리고 발언이 돈이 되고 권력이 되다 보니 국내 방송사들은 이들을 모시기에 분주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나오는 방송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다. 거기에 광고가 붙고 따라서 방송사는 수익을 내게 된다. 그래서 방송사들은 일단 이들 유명 연예인들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게 된다. 권력이 더 큰 권력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방송은 일부 개그맨과 가수가 황금시간대를 점령하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활동 수명도 일반 직장인들의 정년보다 길어졌다. 한번 인기몰이를 하면 그 이름 하나로 일정 소득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유명연예인 되기는 쉽지 않다.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한번 인기 연예인의 반열에 들게 되면 나름 고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 수많은 연예인들 중 역경을 딛고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들이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 트롯’ 가수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이미 가수였다. 그들은 재능이 없어서 그간 인기를 못 얻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에게는 방송출연의 기회가 없거나 적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TV 채널 속에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 겹치기 출연자들은 어찌 보면 그간 기획사와 방송사가 스스로 만든 자기끼리 만의 리그전이 낳은 결과다. 인기인들의 높은 행사비는 결국 높은 방송횟수에 비례한다. 높은 행사비는 결국 독과점화가 만든 인기몰이의 순환적 산물인 셈이다. 작금의 방송시간대를 도배하고 있는 ‘미스트롯’과 ‘미스터 트롯’들의 인기도와 출현 반복 횟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그간 방송청취자들은 방송연예인들의 다양한 끼와 재능을 향유할 선택권을 제한받아 온 셈이다.

연예인들도 일부 연예인들이 독과점화 하고 있는 방송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출연기회를 나눌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많은 연예인들에게 출연기회를 분배하여 많은 인기연예인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송계의 새로운 관행과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방송 출현 시장 내 공정하고 질서 있는 시장경쟁원리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라이브 커머스가 뜨고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영화·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란 동영상서비스를 공급하는 시대다. 새로운 얼굴로 참신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요망된다. 그 얼굴과 그 얼굴로 예능콘텐츠를 만드는 안일한 구조로는 지속발전이 불가능하다.

제2의 봉준호와 방탄소년단(BTS), 그리고 싸이와 같은 글로벌 인기 연예인들을 발굴해 키우고 그로부터 개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세계에 보급해야 한다. 인기가 소득이 되고 그래서 사회의 권력 계층이 되는 이러한 방송계의 독과점구조는 이제 개선되고 탈피돼야 한다. 혁신하지 못하면 라이버 커머스와 OTT란 새로운 미디어산업의 신세계를 열 수 없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많은 국민들이 사는 재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 국민들에게 한국 방송산업은 새로운 얼굴로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방송산업도 전환의 시점에 와있다. 오늘도 방송출연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많은 비인기 연예인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통로가 더 많이 생길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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