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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반도체에 멈춰서는 車공장…현대차도 예의주시

‘귀하신 몸’ 반도체에 멈춰서는 車공장…현대차도 예의주시

기사승인 2021. 0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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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품귀로 폭스바겐·토요타 등 공장 가동중단
현대차, 협력사와 비상대응체계…수급 상황 논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가속화에 車반도체 수요도 ↑
품귀현상 최소 2~3개월에서 최대 상반기까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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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제공=현대자동차그룹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폭스바겐·토요타·FCA·포드·혼다 등이 원활하지 않은 반도체 수급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가동 시간을 단축시키며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도 당장은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다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품귀 현상이 최대 상반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협력업체와의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반도체 수급 상황을 놓고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경우 협력업체에서 구매하고 제어기에 탑재시켜 완성품 형태로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협력업체들이 재고를 얼마나 비축해 놨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대외적인 변수로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미래 모빌리티로 빠르게 전환하며 자동차에 탑재되는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도 자율주행 및 안전, 편의사양을 실행하기 위해 자동차 한대당 기본 수백개의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465억 달러(약 51조원)에서 2025년 562억4000만 달러(약 6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2~3만개의 부품 가운데 반도체 1개만 빠져도 차량이 완성되지 못하는 만큼,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생산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현상은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물량을 자동차 업체보다 가전업체에 더 많이 배정하며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자 TV, 게임기 등 가전 및 전자제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제품이 고도화되면서 자동차 못지 않게 많은 수의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는 4G 스마트폰 대비 약 40%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자업계의 반도체 수요가 꾸준한 반면, 자동차 업계는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자 완성차 제조사들이 반도체 발주를 줄였지만, 하반기에는 판매가 차츰 회복하며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다. 더욱이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값을 올리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가전업체에 납품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품귀 현상이 최소 2~3개월에서 최대 상반기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있다. 보통 반도체 업체들이 제품을 완성하는 데 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피해가 심각한 업체들은 연초부터 올해 생산계획을 새롭게 짜야하는 상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1분기 생산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차를 못만드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시기 적절한 공급으로 생산 공정에 딜레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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