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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 부인 ‘강철 목련’ 로잘린 여사 별세...카터의 정치적 동반자

카터 전 대통령 부인 ‘강철 목련’ 로잘린 여사 별세...카터의 정치적 동반자

기사승인 2023. 11.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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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 부인 로잘린 여사 별세
77년, 역대 최장 미국 대통령 부부
카터의 최측근 정치·정책 고문 '강철 목련'
중동 평화회담 중재 독려...7개국 남미 순방
Obit Rosalynn Carter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2021년 7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결혼 75주년을 축하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19일(현지시간)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카터 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로잘린 여사가 미국 조지아주 남서부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터 센터는 지난 5월 고인이 치매가 걸렸다고 밝혔고, 11월엔 호스피스 치료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지난 2월 악성 흑색종 피부암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 카터 전 대통령 부인 로잘린 여사 별세...77년 결혼 생활, 역대 최장 미국 대통령 부부

카터 부부는 지난 7월 7일 결혼 77주년을 맞이한 역대 최장 미국 대통령 부부이며 마지막 수개월을 플레인스 마을의 자택에서 함께 보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로잘린 여사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터 전 대통령이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과 경쟁했던 1976년 대선 선거운동에서 야심 차고 단호한 성격을 감춘 부드러운 말투의 미국 남부 출신이라는 의미로 '강철 목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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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2019년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카터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로잘린 여사, 카터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정책 고문 '강철 목련'...백악관에 사무실 최초 설치

로잘린 여사는 백악관 시절 내각 회의에 참석해 정책 문제에 관해 조언하고, 의회가 정신건강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촉구, 정신질환자 치료 개선에 앞장서는 등 카터 당시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 및 정책 고문으로 현대 영부인실을 만들었다고 WP는 평가했다. 로잘린 여사는 1977∼1978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의 명예위원장을 맡았다.

고인은 의례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머물지 않기로 결심하고, 제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의 전통에 따라 자신도 카터 대통령과 그의 정책 연장선상에 서기 위해 노력, 백악관 이스트윙(동관)에 사무실을 둔 최초의 퍼스트레이디이자 루스벨트 여사에 이어 의회에서 증언한 두번째 퍼스트레이디다.

고인은 카터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정치 베테랑인 월터 먼데일 상원의원(미네소타주)을 지지했으며 정신 건강·
노인 돌봄·평등권 수정안 등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이슈를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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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1978년 12월 13일(현지시간) 연례 의회 크리스마스 무도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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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 당시 쿠바 대통령(가운데)이 2002년 5월 1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국무원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후 로잘린 카터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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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 그리고 딸 에이미(가운데)가 1977년 1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 로잘린, 1978년 중동 평화회담 중재 독려...7개국 남미 외교 순방한 카터의 '동등한 동반자'

특히 로잘린 여사는 1978년 9월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알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간 평화회담 중재를 하도록 카터 대통령을 독려했고,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를 오가며 카터 대통령이 양국의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중재하는 동안 지원과 조언을 제공했다고 WP는 전했다.

로잘린 여사는 1977년 5~6월 13일 동안 남미 7개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사교가 아니라 인권·쇠고기 수출·군비 감축·비무장화·마약 밀매·핵 에너지 등의 문제에 관해 남미 정부 인사들과 관여하는 실질적인 목적의 외교 순방으로 퍼스트레이디로서는 전례는 없는 것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로잘린 여사는 순방 전 집중어학 과정을 수료해 많은 회담에서 스페인어로 말했으며 매일 회담이 끝난 후 국무부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카터 전 대통령은 로잘린 여사를 '동등한 동반자'라고 칭했다. 고인은 회고록 '플레인스로부터의 퍼스트레이디(1984년)'에서 자신을 '지미(남편)보다 훨씬 더 정치적이고, 인기와 재선 승리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로잘린 여사는 회고록에서 "나는 패배의 기회를 잡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항상 이기고 싶다" 등 승리에 대한 갈증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했으며 2018년 WP 인터뷰에서 카터 대통령이 1980년 재선 도전에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을 때 남편보다 자신이 더 화가 났다며 "나는 지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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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버메일룸에 있는 제76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의 공식 초상화./백악관 제공·AP·연합뉴스
◇ 카터 부부, 조지아주 플레인스 출생, 유아로 첫 대면, 1946년 결혼

로잘린 여사는 1927년 8월 18일 카터 전 대통령과 같은 작은 마을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둘의 부모는 이웃 친구였고, 간호사였던 카터 전 대통령의 어머니가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로잘린의 출산을 도왔다.

로잘린이 태어나고 며칠 뒤 3살짜리 카터가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게 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청년 카터는 1945년 잠시 집에 돌아왔을 때 17세인 로잘린과 첫 데이트를 했고 1946년에 결혼했다.

결혼 뒤 로잘린은 해군 장교인 카터 전 대통령을 따라 고향을 떠났다가 남편이 1953년 부친의 별세로 가족의 땅콩농장을 물려받게 되면서 플레인스로 돌아오자 함께 사업을 운영했다.

로잘린 여사는 카터 전 대통령이 1962년 조지아주 상원 의원에 당선돼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선거 캠프의 주요 인사로 활동했고, 남편이 1970년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되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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