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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기준과 다른 시공’ 원안위 승인 안 받아”···발주처 책임론 제기

“한수원 ‘기준과 다른 시공’ 원안위 승인 안 받아”···발주처 책임론 제기

기사승인 2023. 12.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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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기술, 한수원 배상 청구에 반발
“'기술기준 불만족 부품' 사용 검토 한수원 참여” 주장
한수원 “기준과 다른 한전기술 설계 탓“···1200억원 손배 제기
원안위 “한수원 승인 절차 불이행”
흐름도
냉각해수계통 해수 흐름도 / 이미지=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전력기술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한 중재 신청에 대해 기술기준과 다른 부품 사용 시 필요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은 근본 문제가 한수원에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최근 한수원은 한전기술이 기술기준과 다른 원전 부품 설계로 발생한 손해액 1225억4500만원 상당을 배상해야 한다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6일 취재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한수원이 주장한 한전기술 설계 책임론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소송은 지난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수원에 시정을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원안위는 원전에 유입되는 바닷물 이물질을 제거하는 회전여과망 설비에 법령상 요구하는 기술기준(미국 ACI)이 아닌 유럽 시험기준(ETAG 등)으로 인증된 부착식 앵커볼트가 시공됐다며 한수원에 시정을 요구했다. 앵커볼트를 교체해야 하는 원전은 가동원전 13기와 건설원전 3기 등 16기에 달한다. 다만 원안위는 안전성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한전기술이 설계한 대로 부착식 앵커볼트를 사용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부품 교체 등에 필요한 비용 책임이 한전기술에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내용의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란 분쟁 당사자 간 합의로 법원 재판이 아닌 당사자들이 선정한 중재인 판정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단심제이며 법원 확정 판결과 효력이 같다.

반면 한전기술은 원안위에 기술기준과 다른 부품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근본 책임이 한수원에 있다며 반발했다. 한수원이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원자력안전법 제20조 1항에 따르면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 운영자는 허가받은 사항을 변경할 경우 규제기관인 원안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원안위에 따르면 한수원은 미국 콘크리트학회(ACI) 기준에서 적용하지 않는 부착식 앵커볼트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다.

한전기술 측은 "기술기준과 다른 부품을 사용하려면 발주사이자 발전사인 한수원이 규제기관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절차를 어기고 승인 받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전기술은 원전 인허가 취득, 규제기관 승인 및 구매계약에서 기기운전까지 전반적 사항에 대한 기자재 품질확보 최종 책임은 발주자인 한수원에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전기술은 한수원이 해당 부품 교체 검토 과정에도 함께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1994년 한울 3,4호기에 부착식 앵커볼트 최초 적용 당시, 해수 환경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는 기기공급사의 부착식 앵커 사용 제의에 한수원 역시 검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며 "이후에도 한수원은 인수·하자·정기검사 등 부착식 앵커 사용 여부를 선제적으로 수차례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오로지 설계로 국한해 문제 제기하는 것을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수원 측은 "설계를 담당한 한전기술이 기술기준대로 설계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한다"며 "원안위 시정에 따르는 부품 교체 비용 등에 따른 손해액 책임은 한전기술에 있다"고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부품 교체 검토 과정에 한수원이 참여했는지는 오래된 일이라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책임 공방 가운데 한수원이 기술기준과 다른 부품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안위에 부품 교체 승인을 받아야 하는 주체는 한수원이다. 한수원이 승인 받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발주처인 한수원이 원전 부품 품질 관리 등 형상 관리의 최종 책임이 있다. 2013년 원전 납품 비리 사태 후 한수원은 부품 관리와 원안위 승인 등에 빈틈 없이 대처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모습"이라며 "원안위 지적은 한수원이 기술기준과 다른 부품 사용 신청을 하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외주업체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제기해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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