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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전작권·방위비·기지반환’ 한·미 이해 시급하다

[전인범 칼럼] ‘전작권·방위비·기지반환’ 한·미 이해 시급하다

기사승인 2020. 03. 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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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한·미 국민들, 그동안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 심각
주한미군과 가족, 참전용사와 후손 매개 신뢰 급선무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1986년 대위 때 처음으로 미군과 같이 근무한 이래 군 생활 전체를 통해 미군들과 같이 근무한 경험이 이례적으로 많다. 1990년부터 1995년 기간 중에는 한·미 4성 장군회의의 통역으로 최고위 군사 회의와 토론에 참여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한·미 연합 연습을 기획하고 통제하는 총괄 주무관을 했다. 2004년부터 2005년에는 국방부에서 미국정책과장 임무를 했다. 장군으로 진급하고는 전작권추진단장, 한미연합사 작전참모차장,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 연합부대인 연합특수전사령관(특전사령관)을 수행하며 미군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 대령 때는 이라크에 파병돼 미군을 지휘 통제하기도 했다.

미군들과 약 30년 간 직·간접으로 같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미군은 믿을 수 있지만 미국의 정치인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우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보면 이를 우리 국민의 주권 문제로 보는 한국의 시각을 미국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전작권을 국민들의 주권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미 우리 국민들은 이를 주권으로 보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주한미군은 이러한 오해를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미 국방성은 “한국이 가져가겠다면 가져가라고 해”라는 태도를 보이고 온갖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미 국민간 이해 부족했다”

같은 시기에 주한미군 기지 반환 문제가 있었다. 미국은 자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수천 개의 기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미군기지가 반환 될 때 기지 내 환경오염 지역의 치유를 미군이 감당해야하는 경우는 ‘지역 주민에게 분명하고 직접적인 경우에만 한한다’는 원칙이 있다. 소위 ‘KISE(Known·Imminent·Substantial·Endangerment to Human health : 인간 건강에 대해 알려진·임박한·실질적·급박한 위험)’ 라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든 환경오염 치유 원칙으로서 논리적으로 부당하고 일방적인 원칙이다. 미군들은 이를 인정하고 본국에 건의를 했지만 묵살과 징계가 되돌아 왔고 결국 우리나라는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군들은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너무 약이 올라서 “미국 내의 기지도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미국도 별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미 간에는 그동안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미국 국민은 우리를 모르고 우리 국민도 미국인을 잘 모른다. 미국 국민의 다수는 한국은 물론 세계에 관심이 없고 한국 사람은 미국을 너무 싫어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좋아한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1980년대 말에 방위비 분담이 처음으로 나올 때만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이해를 구하는 자세였다. 주기만 하던 미국이 돈을 요구하는 것이 낯설기만 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갑작스럽게 요구를 하면서 우리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고 한·미 우호 정신 훼손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많은 미군과 미국인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공약을 봐도 앞으로 한·미 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해 더 큰 문제다.

◇주한미군·참전용사 매개 신뢰 급선무

방위비 분담 문제는 정말 난감하다. ‘과도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일반 국민들의 정서, 그리고 우리 국민의 서운함이 겹쳐 설사 타결이 되더라도 한·미 관계에 영향을 줄까봐 더욱 염려가 크다. 미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이후 또 어떤 요구를 할지 주목된다. 그렇다고 우리 주변에 미국만큼 믿을 수 있는 나라가 또 있는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는 것이 우리 외교의 가장 큰 난제다.

우리는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국민간의 이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더욱 심도 있게 해야 한다. 케이 팝(K-POP)과 K-드라마, 그리고 헐리우드의 역할도 좋지만 거기에 맡길 수만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멀리 있는 큰 정책과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가족들, 그리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매개로 해 민간외교를 통한 우호증진과 신뢰형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 후손들을 위한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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