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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 손태승 회장의 전략 적중…우리금융, 출범 후 ‘최대 실적’

[금융사분석] 손태승 회장의 전략 적중…우리금융, 출범 후 ‘최대 실적’

기사승인 2022. 02. 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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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 2조5879억원…전년比 98%↑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강화' 성과 나타나
여전히 높은 은행 수익 비중은 한계점
증권·보험 M&A 시급…은행 수익성도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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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2019년 지주 출범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주사 전환을 주도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비은행 확충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출범 후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에 이어 캐피탈, 저축은행까지 품으면서 그룹 전반의 비이자이익이 65%가량 늘었다.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순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 그룹 전체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여전히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게 해결 과제다. 우리은행에서 벌어들인 순익 비중은 전체 금융그룹의 82.8%를 차지하고 있다. 비은행 비중이 40%대에 이르는 KB금융·신한금융에 비해 연간 순익이 2조원가량 차이 나는 것도 비은행 부문이 약한 탓이다.

결국 증권·보험 등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인 셈이다. 이에 손 회장은 올해 ‘속도감 있는 포트폴리오 확대’를 어젠더로 제시하고, 비은행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숙원 사업인 완전민영화에 성공하고,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그룹 자본건전성을 높이며 M&A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로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은행 성장동력도 강화해야 한다.

9일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58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과 비교하면 98% 증가한 수치로, 지주사 전환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은 호실적에 대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2017년 말 우리은행장을 맡기 시작한 뒤 약 1년 만에 지주사 전환을 마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해 왔다. 회장 취임 당시에도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재까지도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대신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인수해 출범 3개월 만에 자산운용사를 확보했고, 이후 부동산신탁사도 추가로 인수했다. 2020년과 지난해 초에는 캐피탈·저축은행도 편입했다.

이에 따라 그룹 비이자이익은 2020년보다 65.2% 증가한 1조3583억원을 시현했다. 유가증권, 외환·파생 등 영업부문 호조와 핵심 수수료이익의 영향이 컸다. 특히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2020년보다 67% 증가한 2007억원, 우리금융캐피탈은 138.3% 증가한 1406억원, 우리종합금융은 27% 증가한 799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금리 인상에 따른 NIM 개선 등으로 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2조3755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2020년보다 74.3%나 실적을 개선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대출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 증대로 수익구조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은행 확대’가 최우선 당면 과제다. 증권·보험 계열사의 부재로 은행에 대한 순익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 순익에서 비은행 비중은 2019년 초 지주사 전환 당시 10%에서 17.2%로 상승했지만, 40%에서 50%대에 이르는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다. 은행의 실적 악화가 금융그룹 전체 실적 악화로 직결될 위험성이 있는 셈이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KB금융(4조4조4096억원), 신한금융(4조193억원)보다 1조5000억~1조8000억원 가까이 실적 차이가 나는 이유로도 꼽힌다.

이에 증권·보험 부문 M&A가 시급한 상황이다. 손 회장도 지난달 창립기념식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모든 자회사의 위상을 업권 내 상위 레벨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경영 목표로 수립했다. M&A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보험업계와 증권업계의 수장을 거친 인사들로 올해 사외이사진을 새로 꾸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완전민영화 숙원을 이루며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진 데다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그룹의 자본건전성을 높였다.

최근 은행업계에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기업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만큼, 은행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도 소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손 회장은 WM과 글로벌부터 디지털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주요 경영 과제로 선정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날 주가 제고 방안도 내놨다.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축소했던 배당성향을 2019년 27%보다 약간 낮은 25.3%로 높였다. 배당금 총액은 6544억원 규모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견조해진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창출과 지속성장 기반을 착실히 확보하겠다“며 ”디지털 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통한 사회공헌사업에도 적극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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