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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100일째···환자·노동자 피해 확대

전공의 이탈 100일째···환자·노동자 피해 확대

기사승인 2024. 05.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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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레지던트 중 출근자 675명뿐
정부 면허정지 고민
"의사만 특혜 안 돼" 지적도
대학병원
28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의 한 병동이 폐쇄돼 있다. 경북대병원은 진료 공백으로 인한 재정난이 지속되며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사진=연합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100일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환자와 병원 노동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29일이면 전공의들 집단 이탈 100일째가 된다. 지난 2월 6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현원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2주 뒤인 19일부터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약 1만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났다. 전공의는 의대 졸업 후 개원하지 않고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말한다.

이후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에 속도를 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승인했다.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은 4567명으로 전년 3058명에서 1509명 늘어난다.

대다수 전공의들은 여전히 병원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출근자는 675명으로 전체 9991명 가운데 6.8%뿐이다. 전문의 자격을 제 때 취득할 수 있는 시한인 지난 20일 이후에도 복귀 움직임은 미미하다. 정부가 예외 조항 적용을 거론하며 복귀를 요청했지만 지난 14일 레지던트 출근자 수 633명에서 40여명 느는 데 그쳤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이 100일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환자들 고통은 커지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2월 19일부터 5월 24일까지 접수된 상담 가운데 수술지연 457건, 입원지연 37건, 진료차질 148건, 진료거절 97건에 달한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의료 공백으로 재정난이 이어지자 이날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또 다른 일부 병원도 재정난으로 간호사 등 노동자들에게 무급휴가와 희망퇴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유예한 전공의 3개월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사들에게만 특혜를 줘선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장기간 환자를 떠난 전공의들에 면허정지 처분 실효성이 없더라도 의사에게만 특혜를 주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면허정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했지만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전공의 등 10명을 고발했다가 취하했다. 당시 의대생들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집단 휴학했지만 정부는 의료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해 결국 의대 증원을 포기하고 재응시 기회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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