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제주관광 3관왕’이라 홍보하지만 현실은…

기사승인 2024. 07. 26. 16: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240725120844
제주도 관계자가 KITS 어워드 부스운영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있는 모습/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9~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9회 대한민국 국제관광박람회'에서 부스운영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또 내나라여행박람회 특별상과 제39회 서울국제관광전 최우수 인기부스상 이어 제주관광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반겼다.

이렇게 올해 수도권에서 열린 주요 국내 관광박람회에서 3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했다.

제주관광홍보관에서는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물가 시대에 맞춘 △단기 △저비용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제주여행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탐나오 빅할인 이벤트' 등 제주여행 할인 프로모션을 적극 홍보하는 잠재관광객의 제주여행 관심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권역별 주요도시의 잠재관광객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친절한 제주여행 문화를 위한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을 연계해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과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하기도 했다.

clip20240725121151
서귀포시 한 식당에서 제공해 관광객을 분노하게 한 비계 삼겹살./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clip20240725121452
중국 관광객 가족의 아이가 노상방료하는 장면(왼쪽)과 편의점 식탁에서 먹은 뒤 내버린 컵라면 용기들./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캡처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제주관광의 현주소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내 관광객들이 방문한 식당에선 '비계 삼겹살'을 제공해 SNS와 언론 등에서 크게 문제가 됐다.

제주시 용두암 등 일부 해변 관광지 앞에서는 해산물을 바가지 가격으로 불법 판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같이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부정적인 뉴스가 잇따르면서 국내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은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 관광객들의 노상 방료 사건과 쓰레기 불법 투기 등은 제주도가 구축해온 청정관광지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clip20240725122048
강정항 크루즈선을 환영하는 기마대와 농악대/제주자치기마경찰단
그런데도 제주도와 관광협회는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서울과 수도권관광박람회에서 제주 관광을 잘 홍보해 상을 받았다고 홍보하기에만 바쁘다.

제주에는 현재 해결해야 할 관광 과제가 많다. 제주도에 기항하면서 돈을 많이 써야 하는 크루즈 관광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크루즈를 통해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의 경우, 크루즈선 기항 시간이 8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출입국 절차에만 2~3시간이 소요되어 실제 관광 시간은 4~5시간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구나 10만톤 이상 대형 크루즈선이 서귀포항으로 기항하면서 제주 시내권으로의 이동에만 2시간이 걸려 면세점 방문이 사실상 어렵다.

제주에서 돈을 쓰고 싶은 크루즈 관광객들이 사실은 돈을 쓸 시간이 없는 것이다. 제주도 관광당국은 이런 현실을 빨리 직시해야 한다.

실추된 제주의 관광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단순히 박람회 수상을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제주관광 컨트롤 타워를 재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주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 실질적으로 현실에 적용 가능한 관광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정확히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절실히 요구된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취임하면서 공약한 '제주와의 약속'이라는 거대한 슬로건 대신 제주 관광객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작은 실천 더 중요해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