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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 카뱅·케뱅, 중금리 대출금리 은행보다 높아…‘존립 시험대’ 올라

[금융사분석] 카뱅·케뱅, 중금리 대출금리 은행보다 높아…‘존립 시험대’ 올라

기사승인 2022. 02. 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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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존립 '시험대'
금융당국 '감독 강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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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존립 이유를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데다 중금리 대출 목표 비중을 충족할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허가시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핵심과제로 제시했던 만큼, 올해 관련 감독을 엄격하게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 강화 차원에서 중금리대출 시장 접근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입지를 크게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중신용자 대출 금리…시중은행보다 높아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급된 대출 중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5~6등급 중신용자 대상 평균금리는 각 6.15%, 6.28%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7개 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를 보면 이들 인터넷은행의 5~6등급 대상 대출금리는 제주(4.37%)·우리(5.00%)·경남(5.32%)·대구(5.48%)·기업은행(5.70%)보다 높은 상황이다.

중금리대출은 통상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 10% 이내의 한 자릿수 금리로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5~6등급 대상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다는 것은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행은 영업점포 없이 비대면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취급한다. 이렇게 시설운영·인건비를 절감한 덕분에 고객들에게 시중은행보다 합리적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12월 성적표를 보니 금리 경쟁력마저 뒤떨어져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7년 7월 출범 이후 누적된 대출 데이터와 통신사 정보 등을 결합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방안을 추진해 왔다”면서 “첫 달 이자지원 등을 통해 고객의 이자 부담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이자 2개월 캐시백, 중저신용자 상품 금리 인하 등으로 이자부담을 낮췄다”고 말했다.

◇올해 인터넷은행 존립 ‘시험대’…당국 ‘감독강화’ 지적도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는 등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중금리 대출 시장 규모는 올해 35조원으로, 지난해 32조원보다 커질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총량 규제를 덜 받는 중금리 대출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를 압박 받고 있는 인터넷은행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각각 13.4%, 13.7%였다. 가계대출 규제 등에 지난해 말 목표치 20.8%, 21.5%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목표치는 이보다 높아진 25%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목표치를 채우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및 최대주주가 타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계획 이행여부를 질적으로 판단한다. 사업계획의 신뢰성, 지배주주의 적합성 등을 평가해 신사업 진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엄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약 20개 은행 중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중금리 시장 점유율은 70~80% 정도로, 인터넷은행도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에 노력 중”이라면서 “당국 또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을 독려하고 목표 비중을 맞추도록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 차원에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규제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상황으로, 중금리 대출 비중은 점차 늘렸지만 고금리 영업을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중금리 대출에 대한 정부의 비중 확대 감독뿐 아니라, 금리 상한선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면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해야하는 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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