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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 농협금융 출범 10돌, 자산 2배·순익 5배 성장

[금융사분석] 농협금융 출범 10돌, 자산 2배·순익 5배 성장

기사승인 2022. 02.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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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부실채권 털어내고
내부인사 발탁 지배구조 개편
증권사 인수 포트폴리오 강화
'빅5 금융그룹' 면모 갖췄지만
KB 등과 큰 격차·비은행 열세
고강도 체질개선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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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그룹이 출범 10돌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높은 성장세를 이루며 ‘빅5 금융그룹’으로 위상을 굳건히 했다. 자산은 2배 이상 성장했고, 수익성은 5배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순익 2조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범 농협 수익센터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농협금융은 이 과정에서 조선·해운업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대규모 ‘빅베스’를 단행하며 그룹의 펀더멘털도 끌어올렸다. 또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자본시장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손병환 회장을 사령탑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손 회장이 ‘미래 10년’ 그룹의 비전으로 제시한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당장 리딩금융그룹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과 비교해 상당한 실적 격차를 보이는 데다, 비은행 부문도 상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협금융이 고강도 체질개선을 통해 은행의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자산 성장·자회사 확대 통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농협금융은 지난해 2조2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2년 3월 그룹이 출범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출범 첫 해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이 4514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순익 규모가 5배 넘게 커졌다.

높은 수익성을 갖출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몸집을 키워온 데다 수익 다변화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출범 당시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248조4559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506조9381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자회사도 은행과 보험, 증권 등 7개에서 저축은행과 벤처투자까지 확대하며 9곳으로 늘렸다. 특히 2014년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NH농협증권과 합병해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키워냈다.

◇1조원대 빅베스 및 지배구조 개편
2016년엔 국내 금융산업을 흔들었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선 선제적으로 대규모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빅베스’를 단행하며 농협금융의 기초체력을 탄탄히 했다. 또 지난해에는 내부 인사인 손병환 회장을 CEO로 선임해, 관료 출신 전유물이라는 오명을 끊어내며 공고한 지배구조 갖췄다.

농협금융은 출범 당시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이 잠시 지주 회장을 겸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동규 전 회장과 임종룡 전 회장, 김용환 전 회장, 김광수 전 회장까지 관료 출신이 사령탑을 맡아왔다.

◇경쟁사와의 격차는 여전
농협금융은 지난 10년간의 성장을 발판으로 새로운 10년에는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방향을 내놨다.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은행·비은행 부문 모두 경쟁력이 뒤처진다. 그룹 맏형 농협은행의 수익성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과 비교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보험과 캐피탈, 자산운용 등 비은행 자회사들 역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농협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리테일 중심이다 보니 기업금융과 IB영역에서 경쟁력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은행 본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금융 등 전문영역 강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고, 부동산신탁사 인수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쟁사들이 카드사를 별도 운영하며 독자적인 사업영역으로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은행의 사업부문으로 포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카드 자회사가 그룹 실적에 대한 기여도도 크다”며 “농협카드는 은행 내에서 독립적인 운영체제로 성과를 내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분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이를 통한 수익성 강화도 과제다. 농협금융은 현재 9개국 21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지만, 경쟁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손 회장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수립했다. 그는 “농협금융만의 글로벌 특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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